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저자 소개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옛날부터 어째서인지 여분의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죠.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나 나이,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은 아침에 뭘 먹을까, 어떤 칫솔을 사용할까, 어렸을 때 과학과 사회 중에서 어떤 과목을 더 잘했을까, 찻집에서는 커피를 주문할까 홍차를 주문할까, 또는 어느 쪽을 더 많이 주문할까, 그런 것들에 더 관심을 쏟습니다.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그런 것들로만 구성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 소꿉친구로 만났다가 30대를 넘어서까지 우정을 유지하는 두 여자의 평화롭고도 아슬아슬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각자의 생활이 생기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친구 사이의 미묘함,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거리, 매일 조금씩 파고드는 새로운 사람과 사랑 등을 작가 특유의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다.
안경점에 근무하는 가호와 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시즈에는 오랜 친구 사이다. 5년 전 헤어진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가호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고 혼자서는 저녁을 먹지 못해 늘 친구를 초대해 요리를 해준다. 잠자리 상대가 몇 사람 있지만 그들에게 마음을 주진 않는다. 매사에 자신의 영역이 분명한 가호와는 달리, 시즈에는 애인과 늘 함께 하기를 원하며 모든 생활에 그의 영향을 받는다.
에쿠니 가오리 소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큰 사건이나 클라이맥스 없이 캐릭터나 주변 묘사만으로 짜임새 있는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는 것인데, <홀리 가든> 역시 그런 소설이다. 누구에게, 어떤 에피소드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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